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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03-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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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실로…경기침체 논쟁 격화하나(종합)

월가 최대 화두 떠오른 채권수익률곡선오후장 한때 2년물 금리 10년물 웃돌아2019년 6월 이후 처음…예상보다 일러"긴축 연착륙 못할 거라는 긴장감 반영""경기 침체론 섣불러" 반박론 적지않아"10년물-3개월물 예측력 더 높다" 지적[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월가 인사들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도구들이 있다. 그 중 가장 각광 받아왔던 게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이다.일드커브는 만기 기간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채권 수익률의 변동을 선으로 그은 것이다. 통상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경제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건 자연스럽다. 일드커브가 우상향하는 게 정상적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예컨대 10년 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장기금리가 낮아질 경우 그 차이는 좁혀지고, 때로는 뒤집힐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 곡선은 평평한 형태(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를 띠는데, 이는 추후 침체를 예고하는 하나의 도구로 쓰여 왔던 것이다. 반대의 경우 일드커브는 가파른 형태(커브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를 보인다.특히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전통적으로 장단기 금리차를 대표해 왔다. (사진=AFP 제공)장단기 금리 역전 결국 현실로최근 월가의 이목을 모았던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연준을 둘러싼 긴축 전망이 가팔라지는 가운데 이같은 돈줄 조이기가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그 골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단정 짓는 건 이르다는 신중론이 나오면서 침체 논쟁이 달아오르는 기류다.2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3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2년물 금리를 잠시 밑돌았다. 둘 모두 2.39%대에서 잠시 역전이 일어났다. 블룸버그는 “불과 몇 초간 10년물 금리보다 2년물 금리가 더 높았다”고 전했다. 10년물 국채가격이 2년물보다 더 저렴한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후 두 금리는 다시 5bp(1bp=0.01%포인트) 안팎 벌어졌고, 결국 6bp 차이를 둔 채 마감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2019년 9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전날 30년물과 5년물 금리가 2006년 이후 처음 뒤집어져 주목 받았다.채권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주식시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전문가 집단으로 여겨지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수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역전은 월가 예상보다 다소 빠른 것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 중으로 역전이 일어날 것으로 봤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수준이 각각 2.5%대, 2.6%대일 때 뒤집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예상 역시 비슷했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내년 1분기에야 2.55% 수준에서 역전이 일어날 것으로 봤고, 노무라는 10년물 금리가 꾸준히 더 높을 것으로 점쳤다. 연준의 공격 긴축에 따른 시장의 침체 가능성 반영이 다소 과도하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BoA에 따르면 지난 13차례의 경기 침체에서 10차례는 금리 역전이 선행됐다. 그 이후 1~2년의 긴 시차를 두고 경기가 어두워지기는 했지만, 경기 풍향계로서 의미가 없지 않은 셈이다.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분석가는 “10년물과 2년물 금리 움직임은 연준의 긴축이 연착륙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긴장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메들리 글로벌자문의 거시전략가인 벤 에몬스는 “역사적으로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없이 침체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경기 침체론 섣불러” 반박도그러나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론을 두고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온다. 대표 단기물로서 2년물보다 만기가 짧은 3개월물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는 이유에서다. 월가 한 인사는 “경기 변동성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며 “2년물보다 3개월물로 단기물을 앞당겨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10년물-3개월물의 경기 예측력이 더 높다는 주장들이 적지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이를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연준에 따르면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금리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날 두 금리 차이는 186bp 수준이다. 2017년 2월 이후 5년1개월 만에 가장 벌어져 있다. 2020년 3월 팬데믹 사태 이후 꾸준히 커브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커브 플래트닝이 심화하는 10년물-2년물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미국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최고시장전략가는 “2019년 10년물과 2년물이 잠시 역전된 이후 마치 팬데믹을 예고한 것처럼 2020년 경기 후퇴에 돌입했다고 말하는 건 우스운 일”이라며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그 대신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흐름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월가 금융사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10년물-2년물과 10년물-3개월물을 동시에 보면 채권시장은 아직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근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급격히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커브 플래트닝 흐름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최근 5년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과 2년물 국채금리간 차이. (출처=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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